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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염색에 괸련된 고문헌[펌]

zarashin 2007. 12. 10. 09:35

 

 

  염색에 관련된 고문헌은 한 두 권이 아니라 나 자신 모든 문헌을 섭렵한 것은 아니다 보니 아직 나도 보지 못한 것도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문헌들이 규합총서를 제외하곤 대부분 한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문헌 한 권을 제대로 읽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중엔 국역사업을 통해 한글로 번역되어 있는 것도 일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염색만 전문으로 기술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농학이나 의학 관련 문헌이라 염색 부분은 방대한 문헌의 내용 중 일부에 속한다. 규합총서의 경우도 염색제법이라고 하는 짤막한 장에 여러 가지가 기술되어 있다는 것을 천연염색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따라서, 염색관련 고문헌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문으로 된 문장을 해독할 수 있어야 하고, 중국문헌의 경우는 간자체로 된 것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일본 문헌은 당연히 일본어나 일본식 한자, 고대 일본어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몇 가지 문헌은 영인본으로 출판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규모가 큰 도서관에서 학문 연구용으로 어렵게 대출받을 수 있는 것들이므로 일반인들이 접해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대표적인 염색관련 고문헌을 몇 가지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규합총서(閨閤叢書) : 빙허각 이씨(憑虛閣 李氏)가 조선시대에 널리 퍼져 있는 각종 생활 습속, 기술 등을 수집하여 한글로 편찬한 책으로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가정백과전서의 체재를 갖추고 있다. 염색제법에 염색법과 색에 관해 기술되어 있다. 보진재에서 정양완님의 현대어 번역본을 출판하였다.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 유구(徐有榘)에 의하여 편찬된 농학서. 서지(書誌)에서 의약, 농사기술, 산업, 경제 등 16지(志)로 나뉘어 편찬하였기에 임원경제십육지(林園經濟十六志) 또는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라고도 한다. 전공지에 색상별 염색법이 많이 실려 있다.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조선 헌종 때 오주(五洲) 이규경(李圭景)이 한국, 중국 및 외국의 고금사물에 대하여 고증한 책으로 천문, 시령(時令), 지리, 풍속, 기예, 관직, 문사(文事), 궁실, 기용(器用), 음식, 금수(禽獸) 등을 수록한 백과사전식의 체제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기타 외지의 고금사물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는데 그 항목이 무려 1,400여나 되며 책 수는 60에 이르는 웅대한 저작이다. 이 책은 본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쓰여지는 대로 모아진 것이기 때문에 정리가 부족하고 각종 사물이 부류별로 잘 배열되지 못한 것이 한 가지 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풍부한 식견에 근거한 정확한 고증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수신편(理藪新編) : 염색관련 문헌이라기 보다는 색에 대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문헌이다. 조선 영조 때 이재(頤齋) 황윤석(黃胤錫)이 지은 이학(理學) 책. 목판본 23권으로 되어 있으며, 태극도(太極圖), 이기(理氣), 역법(曆法), 일월(日月), 성진(星辰), 지리(地理), 음양(陰陽) 등 많은 분야에 대하여 자료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특히 어휘론에서 어원을 제시하는 등으로 언어과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현대 수학의 정리론(整理論)에 해당하는 사칙산법(四則算法), 삼각측량법 등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각 산법에는 예제를 들고 풀이하고 있다. 제13권 관물내편(觀物內篇)에서는 정색, 간색, 잡색을 오행사상과 더불어 설명하고 있다.

  성호사설(星湖僿說) : 조선 숙종 때의 실학자 성호 이익(李瀷)의 글을 모아 편집한 책. 천지(天地)․만물(萬物)․인사(人事)․경사(經史)․시문(詩文)의 5문(門)으로 되어 있다. 전 30권 30책으로 된 인본이다. 

  산림경제(山林經濟) : 17세기말에서 18세기초에 걸쳐 홍만선(洪萬選)이 편찬한 조선 후기 농서(農書)인데, 그 체재가 독특하다. 산림경제는 향토사회에 있어서의 경제생활의 지침서로서 편찬되었는데, 향토생활은 여러 가지 면이 있으므로 그 내용도 다방면에 걸쳐 기술되어 있다. 그것은 모든 주민의 의,식,주,보건생활에 관련된 문제와 사대부의 문화생활에 관련된 문방사우 및 기타 제조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산림경제의 중심이 되는 것은  협의의 농서에서 다루게 되는 치농, 치포, 산림, 축산, 양잠, 약초 등 농경생활에 관련되는 문제였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 영조 42년(1766)에 유중림(柳重臨)에 의하여 완성된 농서. 유중림이 산림경제의 권질이 태소(太少)하고 강령조목(綱領條目)이 소루(疏漏)함을 아쉬워하여, 이를 증보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가 오랜 세월에 걸쳐 산림에 관련되는 고금의 서적을 수집하였고, 이를 부문별로 분류하여 종래의 「산림경제」를 증보해 나갔다. 그 증보의 자세가 「산림경제」 편찬의 자세와 같았으며, 「산림경제」에 실려있지 않았던 항목을 새롭게 첨가하기도 하고 이미 실려있던 항목도 이동 개편하여 강목의 조목을 일목요연하게 세워 이해의 편의를 도모하였다. 특히 농업경영에 관해서는 수익성을 고려하도록 강조하기도 하였다. 권 7에 많은 염재의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산해경(山海經) : 중국 고대의 지리서(地理書). 18권으로 되어 있으며 국내외의 산천․신기(神祇)․이물(異物) 및 제사에 관한 것을 수록하였다. 특히 중국의 신화․전설 등을 많이 실었는데, 그 중 서왕모(西王母)의 곤륜산 이야기는 유명하다. 색에 관련된 자료를 찾을 수 있다.

 천공개물(天工開物) : 중국 명나라 말기 숭정(崇禎) 10년(1637)에 강서성(江西省) 봉신현(奉新縣)의 학자 송응성(宋應星)이 편찬한 산업기술서인데, 중국 산업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서적이다. 염색에 관한 자료나 색에 관한 많은 자료를 구할 수 있다.

 원씨물어(源氏物語) : 11세기 초 일본의 무라사키시키부(紫式部)가 쓴 54권으로 된 장편소설. 헤이안시대의 문학으로서뿐만 아니라 일본문학이 세계문학에 공헌한 작품으로 평가된 작품이다. 무라사키시키부가 22세 때 남편인 노부타카와 사별한 후 좌대신 미치나가의 저택을 출입하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황족의 신분이었다가 백성의 신분으로 격하된 겐지(源氏)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가 많은 여성들과 교제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소설의 주 내용이다. 내용 중에 염재의 명칭이나 복식, 복색들이 나오고 있어서 당시 일본의 의복문화를 살피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 밖에 중국의 역사서인 구당서, 송사, 수사 그리고 시경 같은 책에도 염색 관련 내용이 나오는데 해당 부분을 찾기란 바닷가에서 바늘 찾기가 될 것이다.

 

 염색관련 고문헌을 연구하는 것은 본격적인 학문적 접근이므로 기초를 익히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책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에 대해선 알지도 못하고 그냥 책 이름만 외워서 뭔가 많이 아는 척 떠드는 것은 오히려 책 이름을 모르는 것만 못하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인데, 원문을 보지 못하고 남이 적어놓은 것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처음 고문헌을 인용하는 사람이 실수하는 경우도 있고, 논문 인쇄과정에서 오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원문은 그 내용을 반드시 본인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나 역시 한 때 편리함을 추구하려고 남의 논문을 그대로 믿다가 나중에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다. 철저히 원문 대조작업을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러한 문헌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일송정님 글]

 

출처 : 장미의방
글쓴이 : 장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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