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잡초가 무성한 길을 걸으면서

zarashin 2008. 7. 2. 18:26

나는 문득  밖에 쏫아지는 소낙비를보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려본다

초가집을 지어도 부지런한집 추녀는 매끄럽게

그리고 곱게

예쁜소녀 단발머리처럼 깔끔한데

 

게으른 사람집 추녀끝은

길게 늘어진 집프라기 모개미가 느러져있다

한 여름을 지나면 초가지붕은 구렁나 찹초가 자라고

한여름 장마에 빗물그릇을 바쳐야한다

 

그 추녀를 타고 내리는 장마비에

낙수룰은 물방울을 터트리지않은채

떠내려간다

 

부엌 아궁이엔 샘이솟아

찌그러진 양재기로 펴낸다

이런집 불소시개는 잘 탈리없다

청솔가지로 밥  지을때 연기는 그리도 심한가

 

어느해 그루재에 불이댕겨

방바닥이 모두검게 타서

조금 남았던 쌀 마져 화득내로 입맛없는 밥이된다

 

굶어보지않은자 배고품을 알겠는가

그 서러움이 제일 클텐데

삼바실고갯마루서

작은 동리를 바라본다

 

게으른집 굴뚝은 연기가 없다

오호 오늘도 끼니걱정인것을

그 어려움 다 격어내고 이렇게 살았다

 

어린아이의 얼굴에 누가

오늘이 있을줄 알았겠노

사람들이여 어린이를 함부로 대하지말라

그 어린가슴은 늙을때까지 지금을 기억할진대

몇십년이 지난뒤 무엇이되어 나타날지

알수가 있겠나이까

 

어린이는

무한한 가능성의 열매를품은 루틴이다

그 루틴속에 무엇을 품고있는지

작은 가슴이지만 열어보면 헤일수없이 큰것을

 

비 오는 어느오후 맨발로 흙길을 걸었다

발가락 사이로

올라오는 젖은 흙은 감촉이 그리좋던데

 

그러던 어느날

고구마먹은 개가 실례한것을 밟았다

그 촉감도 진흙과 같은데

맘은 왜 그리도 찝찝한지 우물가에가서 한참을 닦아도

몇해가 지나도 그생각에 입맛이 가신다

 

그런

비에대한 생각중 국민학교 하교길에

큰비를 만나 (지금보니 좁은 )개울을 건널 수 없는데  

저 만치서 엄마가보인다

창호지에 들기름먹인 우산을 바쳐들고

자식을 업어 개울을 건널때

그 포근함을 어찌 글로 다할수있으리오  

 

늙어서도 엄마품을 그리워함은 아직도 덜든 철 때문일까 ?

보고싶다

고생많던 우리엄마

지금은 잘해드리려해도

세상에 아니게시니 오호 통재로다

 

조금만 더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

한없도록 호강시켜드릴터인데

 

이담

내가 그 나이 될때

그 맘을 알수 있을런지

이번주말 엄마산소에 한잔술 따라놓고

넉두리라도 해볼작정이다

후후후  하하하 

그립습니다 엄   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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